“무라카미 하루키” 책은 쉽게 읽히는 편이지만 내용이 쉽다고 말하기 어렵다. 수많은 메타포를 통해 현실과 환상의 오묘하게 겹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익숙하지만 전혀 색다른 곳으로 의식이 흘러가도록 한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색이라는 요소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극히 무색에 가깝다고 느끼는 쓰쿠루와 각양 각색1주인공을 제외하고 이름에 모두 색을 뜻하는 한자가 있었다. (흰색, 검은색, 빨간색, 파란색)의 4명의 친구들… 그리고 쓰쿠루는 어느 순간 그룹에서 버림받게 된다. 그 이유도 모른채 자신이 처음부터 그들과 어울리지 않았다고 믿으면서… 죽음의 문턱에 다녀온 쓰쿠루는 표면적으로 상처를 극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왜 자기가 버림받게 되었는지를 지속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다.
중간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죽는 순간을 숙명적으로 알게 된 사람은 다른 사람이 풍기는 색을 볼 수 있게 된다고… 그리고 그 죽음을 피하는 방법은 죽음을 전달할 사람을 찾아 설득하여 그 사람에게 죽음을 가지고 가게 하는 것, 힌트는 죽음을 가지고 갈 수있는 사람이 풍기는 색에 있다고 하면서… 하지만 난 내 죽음을 그대로 가지고 갈것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믿든 안믿든 자유라는 이야기가…
결국, 다자키는 자신의 순례의 길을 떠나며 두려웠던 과거와 마주하는 순간에 다달아서는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은 사람이 없었으며 각각의 기억이 조금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특히, 본인을 무색이라 생각했던 다자키는 과거의 친구들로 부터 누구보나 눈에 띄는 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고 심지어 부러움과 사랑의 대상이였음을 알게 된다.
문뜩, 나는 내가 생각했던 나와 내 친구들이 생각했던 나는 얼마나 달랐을까? 한없이 찌질하고 상처받기 쉬웠던 그 시절 나는 누구에게 상처 받았고 누구에게 주었을까? 조금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밀려왔다. 가장 감수성 높은 시절 한없이 상처 받기 쉬운 시절… 그 시절, 그 추억의 다른 버전이 있을 것 같지만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더 큰 상처가 될까봐 애써 모른척하던 이야기… 우리는 우리의 순례의 길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다.